일본 최초 소아 ADHD 디지털 치료제 승인: 디지털 치료제 3상 임상시험이 말하는 것

핵심 요약

2026년 6월, 시오노기제약(Shionogi)의 ENDEAVORRIDE®가 일본에서 소아 ADHD 보조 치료제로 정식 승인되었다. 이는 일본 최초의 처방 디지털 치료제(PDT, 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이며, 3상 무작위대조시험을 통과한 임상 근거를 갖춘다. 단순히 앱이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기존 약물 치료의 한계를 디지털 중재로 보완하려는 시도가 규제 장벽을 실제로 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ENDEAVORRIDE란 무엇인가

ENDEAVORRIDE는 EndeavorRx(미국 Akili Interactive 개발)의 일본 내 파트너십 제품으로, 게임 기반 인지 훈련(Game-Based Cognitive Training)을 핵심 메커니즘으로 삼는다. 8~12세 소아 ADHD 환자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으로 특정 게임을 수행하면서 주의력 제어와 억제 기능을 반복 훈련하는 방식이다. 이 훈련은 전두엽 피질 회로, 특히 배외측 전전두엽(DLPFC)과 하전두회(IFG) 사이 연결망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신경과학적 근거를 가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조 치료(adjunctive treatment)”라는 조건이다. ENDEAVORRIDE는 메틸페니데이트 등 기존 약물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하여 사용하도록 허가되었다. 이 구분은 규제 전략뿐 아니라 임상 적용 방식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3상 임상시험이 말하는 것

시오노기가 일본에서 수행한 Phase 3 임상시험은 ADHD 소아를 대상으로 ENDEAVORRIDE 그룹과 대조군을 비교했다. 1차 평가변수는 TOVA(Test of Variables of Attention) 기반의 주의력 지표였으며, 중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이 관찰되었다. 단, 개선의 폭 자체는 중간 수준(effect size 0.4~0.6 내외)으로, 약물 단독 치료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시사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임상적 시사점을 짚어야 한다. ADHD는 주의력 결핍뿐 아니라 억제 조절, 작업 기억, 정서 조절 등 다차원의 실행 기능 문제를 포함한다. 약물은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여 전반적인 각성 수준을 조절하지만, 특정 인지 회로를 반복 강화하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약물과 병행될 때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인지 회로 강화의 보완이다. 다만 현재까지의 근거는 “보조적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수준에 머물며, 장기적인 인지 개선이나 학업·사회적 기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

미국 FDA 경로와의 비교: 규제 환경의 차이

EndeavorRx는 2020년 미국 FDA De Novo 경로를 통해 최초 허가를 받은 전례가 있다. 당시 FDA는 이를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로 분류했으며, 임상 근거로 STARS-ADHD 5개 임상시험 데이터를 요구했다. 일본의 경우 PMDA(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가 별도의 일본 내 3상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요구하여 승인했다는 점에서 규제 독립성이 유지되었다.

이 맥락은 2026년 현재 FDA의 AI/디지털 헬스 규제 방향과 교차한다. FDA는 2026년 초 저위험 웨어러블 및 소프트웨어에 대해 ‘핸즈오프(hands-off)’ 기조를 일부 도입하고 있지만, ADHD 디지털 치료제처럼 소아 대상·처방 의무·정신건강 영역에 속하는 제품은 여전히 엄격한 임상 근거를 요구한다. ENDEAVORRIDE의 승인은 “데이터 없이는 규제도 없다”는 원칙이 글로벌 공통 기조임을 재확인한다.

현재 적용 수준과 실제 장벽

일본 소아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현장에서 ENDEAVORRIDE의 실제 처방률이 단기간에 높아지기는 어렵다. 몇 가지 현실적 장벽이 존재한다.

  • 처방 의무: 소아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처방이 필요하며, 앱 스토어에서 일반 다운로드가 불가하다.
  • 보험 급여 미결정: 승인 직후 급여 등재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자비 부담이 지속되면 접근성 문제가 발생한다.
  • 치료 순응도: 소아가 처방된 게임을 하루 25분씩 4주 이상 일관되게 수행하도록 관리하는 것은 보호자와 임상팀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 위약 효과 통제: 게임이라는 매력적 인터페이스 자체가 비특이적 주의력 향상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진정한 치료적 효과와의 분리가 방법론적으로 어렵다.

한국 디지털 치료제 규제 환경과의 연결

한국은 2026년 현재 디지털의료제품법 시행 이후 AI 의료기기 및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독립 규제 경로를 갖추고 있다. ADHD 디지털 치료제는 아직 한국 식약처 정식 승인 사례가 없으나, ENDEAVORRIDE의 일본 승인은 국내 개발사 및 규제 당국 모두에게 구체적인 참조 기준이 된다. 특히 소아 정신건강 분야의 임상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접근성 확대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정책적으로도 검토 가치가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ADHD를 직접 다루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소아 정신건강 위기, 충동성 관련 자해, 약물 과다복용으로 내원한 청소년 중 상당수가 진단받지 못했거나 치료가 중단된 ADHD를 동반한다. 이 현실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또 다른 앱”이 아닐 수 있다. 약물 접근이 어렵거나 부모가 약물 처방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근거 기반 보조 수단이 존재한다는 것은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

그러나 냉정해야 한다. ENDEAVORRIDE의 3상 결과는 주의력 측정 도구 점수의 개선을 보였지 실제 기능적 회복(기능적 일상생활, 학업 성취, 사회 관계)을 입증한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치료제가 진정한 치료 도구로 인정받으려면 PRO(환자 보고 결과)와 장기 추적 데이터가 지금보다 훨씬 두텁게 쌓여야 한다. 승인은 시작이지 종착점이 아니다.


References

  • Shionogi Inc. (2026, June 5). ENDEAVORRIDE® Digital Therapeutic App Approved in Japan for Adjunctive Treatment of Pediatric ADHD. Shionogi Global Press Release. https://www.shionogi.com/global/en/news/2026/06/20260605.html
  • Kollins SH, DeLoss DJ, Cañadas E, et al. (2020). A novel digital intervention for actively reducing severity of paediatric ADHD (STARS-ADHD):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The Lancet Digital Health, 2(4), e168–e178. https://doi.org/10.1016/S2589-7500(20)30017-0
  • FDA. (2020). De Novo Decision for EndeavorRx (DEN200026). U.S. Food & Drug Administration. https://www.accessdata.fda.gov/cdrh_docs/reviews/DEN200026.pdf
  • Lim CG, Lee TS, Guan C, et al. (2012). A brain-computer interface based attention training program for treating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PLOS ONE, 7(10), e46692.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46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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