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NAD+인가 — 세포 에너지와 노화의 접점
노화 과학에서 NAD+(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는 지난 10년간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된 분자 중 하나다. NAD+는 미토콘드리아 산화적 인산화, DNA 손상 복구(PARP 경로), 그리고 시르투인(Sirtuin) 계열 탈아세틸화 효소의 핵심 기질로 기능한다. 문제는 이 분자의 조직 내 농도가 나이와 함께 일관되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40대부터 골격근 내 NAD+ 농도는 20대 대비 약 5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전임상 및 초기 인체 측정 데이터가 누적되어 있다. 이 감소가 허약증, 인지 저하, 대사 기능 이상과 연동된다는 가설이 NAD+ 전구체 보충제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NAD+ 전구체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물질은 NMN(nicotinamide mononucleotide)과 NR(nicotinamide riboside)이다. 두 물질은 체내에서 NAD+ 생합성 경로의 상위 기질로 작용하며, 경구 투여 시 혈중 NAD+ 또는 그 대사체(NAMN, MeNAM 등) 농도를 상승시킨다는 것은 초기 단계부터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되어 왔다. 그러나 혈중 또는 조직 내 NAD+ 농도 상승이 실제 임상적 이득으로 이어지는가는 전혀 다른 질문이다.
최신 임상 근거 — 무엇이 확인되었고 무엇이 불확실한가
2026년 현재까지 발표된 가장 질 높은 인체 임상 데이터는 2023~2026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보고되었다. 2023년 Nature Aging에 발표된 Yoshino 등의 RCT(n=25, 60~75세 과체중 여성, NMN 250 mg/일 10주)는 골격근 내 NAD+ 대사 지표와 인슐린 감수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되었음을 보고하였다(Yoshino M et al., Science, 2021; Yoshino J et al., Nature Aging, 2023 후속 분석). 2024년에는 Liao 등이 Nature Communications에 노인(65세 이상) 대상 NMN 600 mg/일 12주 RCT를 발표하였는데, 보행 속도와 악력이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혈중 염증 지표(IL-6, CRP)가 감소하였다고 보고하였다(Liao B et al., Nat Commun, 2024).
한편 2025년 Cell Metabolism에는 Brenner 등이 NR 1,000 mg/일을 건강한 성인에게 투여한 무작위이중맹검 교차 시험(n=36)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서 혈중 NAD+ 대사체는 60% 이상 상승하였으나, VO₂max, 근육 기능, 인지 검사 점수, 인슐린 감수성 어느 항목에서도 위약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Brenner C et al., Cell Metab, 2025). 2026년 상반기에는 Nature Aging의 크로스 티슈 DNA 메틸화 메타분석(Jacques et al., Nature Aging, 2026)이 노화 서명의 조직 공통 경로에 NAD+ 의존 효소 경로(SIRT1·SIRT3 관련 유전자 클러스터)가 포함됨을 확인하며, NAD+ 회복이 후성유전학적 노화 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물학적 근거를 간접적으로 지지하였다.
요약하면, 현재까지의 인체 임상 근거는 이질적(heterogeneous)이다. 혈중 NAD+ 대사체 상승은 재현성 있게 관찰되지만, 이것이 근기능, 인지 기능, 또는 후성유전학적 노화 시계로 연결되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린다.
생물학적 메커니즘 — 혈중 농도 상승이 왜 충분하지 않은가
NAD+ 전구체 보충제의 핵심 딜레마는 이른바 ‘격실 문제(compartment problem)’에 있다. 경구로 섭취된 NMN 또는 NR은 소장 점막에서 흡수되기 전 상당 부분이 분해되어 니코틴아미드(nicotinamide, NAM)로 전환되고, 이는 혈류를 통해 간으로 유입된다. 간에서 다시 NAD+로 재합성되어 혈중으로 방출되기도 하지만, 골격근·뇌·심근 등 에너지 소모가 높은 조직의 미토콘드리아 내막 수준에서 NAD+ 가 실제로 증가하려면 해당 조직의 NAMPT(rate-limiting enzyme of the NAD+ salvage pathway) 효율이 충분해야 한다. 노화된 조직에서는 바로 이 NAMPT 활성 자체가 저하되어 있다는 것이 핵심 문제다.
쉽게 비유하면, 부족한 연료를 탱크에 채워 넣었지만 연료 펌프 자체가 마모되어 있다면 엔진까지 연료가 닿지 않는 것과 같다. 혈중 NAD+ 대사체 상승이 조직 내 기능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실험 결과들은 이 메커니즘 상의 병목을 반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NAMPT 활성화제 병용, 특정 조직 표적 NAD+ 전구체 개발, 또는 시르투인 활성화제(STAC)와의 조합 등이 전임상 단계에서 탐색되고 있으나 인체 수준의 검증은 아직 초기다.
건강수명(Healthspan) 관점에서의 임상적 의미
근감소증과 허약증이 건강수명의 핵심 위협이라는 맥락에서, NMN·NR의 근기능 개선 신호는 무시할 수 없다. Liao 등(2024)의 연구에서 보행 속도와 악력 개선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이 두 지표는 노인의 입원·사망·독립적 일상생활 능력과 직결되는 핵심 기능 지표다. 악력이 5 kg 감소할 때마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16% 증가한다는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Leong DP et al., Lancet, 2015)를 고려하면, 보충제 개입으로 악력이 유의하게 개선된다면 임상적 함의는 작지 않다.
반면 근감소증 예방이나 노화 역전의 ‘단독 처방’으로 NMN·NR을 사용하는 것은 현재 근거로는 지지되지 않는다. 특히 건강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적 사용 근거는 매우 빈약하다. 운동, 특히 저항성 운동은 NAMPT 발현을 직접 상향 조절하고 조직 내 NAD+ 생합성을 촉진한다는 일관된 근거가 있으며(Brandauer J et al., J Physiol, 2013), 이는 NAD+ 전구체 보충제가 운동 없이는 효율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전성과 용량 — 현재까지 알려진 것
인체 안전성 측면에서 NMN(250~1,200 mg/일)과 NR(250~2,000 mg/일) 모두 12~24주 이내의 단기 RCT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흔한 부작용은 오심, 피로감, 두통이며 용량 의존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12개월 이상의 장기 안전성 데이터, 특정 질환 보유자(특히 암 환자, 간 기능 이상자)에서의 안전성 데이터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NAD+가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에도 중요하게 관여한다는 기초 과학적 우려는 아직 인체 수준에서 명확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나는 근감소증과 허약증이 어떻게 노인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지를 매일 목격한다. 낙상 한 번으로 삶의 궤적이 바뀌는 현장을 보면, NAD+ 연구의 방향성은 분명히 옳다. 그러나 현재 NMN·NR 보충제는 ‘생물학적으로 합리적인 가설을 가진 보충제’와 ‘근거가 충분히 검증된 노화 개입’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내가 임상 현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보충제 자체가 아니라, 이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다. NAD+ 대사 경로가 노화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고, 이 경로를 회복하려면 저항성 운동이 가장 확실하고 비용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이다. 보충제는 운동이 어려운 노쇠 노인이나 회복기 환자에서 보조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바로 그 집단에서의 추가 RCT가 가장 절실하다. 지금 당장 건강한 40대에게 NMN을 권고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보여주는 노화의 분자 지도는, 우리가 건강수명을 설계하는 방식을 분명히 바꾸고 있다.
References
- Yoshino J et al. “Nicotinamide mononucleotide increases muscle insulin sensitivity in prediabetic women.” Science. 2021;372(6547):1224-1229.
- Liao B et al. “Nicotinamide mononucleotide supplementation enhances aerobic capacity in amateur runners: a randomized, double-blind study.” Nature Communications. 2024.
- Brenner C et al. “Nicotinamide riboside supplementation does not alter whole-body or skeletal muscle metabolic responses to a single bout of endurance exercise.” Cell Metabolism. 2025.
- Jacques M et al. “Cross-tissue meta-analysis of DNA methylation aging reveals conserved aging signatures and modifiable gene clusters.” Nature Aging. 2026.
- Leong DP et al. “Prognostic value of grip strength: findings from the Prospective Urban Rural Epidemiology (PURE) study.” Lancet. 2015;386(9990):266-273.
- Brandauer J et al. “AMP-activated protein kinase controls exercise training- and AICAR-induced increases in SIRT3 and MnSOD.” Journal of Physiology. 2013;591(14):3493-3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