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U 패혈증에서 수액 소생술 이후 보수적 수액 전략: CLOVERS와 CLASSIC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패혈증 쇼크 초기 소생술에서 수액을 ‘얼마나 줄 것인가’의 문제는 오랫동안 ICU 임상가들을 괴롭혀 왔다. 적극적 수액 공급이 표준으로 자리 잡아온 수십 년의 관행 이후, 두 개의 대형 무작위대조시험—CLOVERS와 CLASSIC—이 ‘보수적 수액 전략(restrictive fluid strategy)’의 근거를 제시하며 임상 결정 패러다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연구의 결과는 단순히 “어느 쪽이 더 좋다”는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ICU 침대 옆에서 매일 수액 처방을 고민하는 임상가에게 분명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임상 상황: 초기 소생 이후 수액, 계속 줄 것인가

패혈증 쇼크 환자가 응급실에서 30 mL/kg의 정맥 수액을 투여받고 ICU에 입실했다. 혈압은 노르에피네프린 0.1 mcg/kg/min으로 겨우 MAP 65 mmHg를 유지하고 있고, 젖산은 3.2 mmol/L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수액을 추가로 공급해야 하는가, 아니면 혈관수축제 용량을 올려야 하는가. 수액 반응성을 측정하고 그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 침대 옆에서 이 결정을 매 순간 최적화하기란 쉽지 않다. CLOVERS(2023, NEJM)와 CLASSIC(2022, NEJM)은 바로 이 ‘초기 소생 이후 단계’에서의 수액 전략을 정면으로 다룬 연구다.

핵심 근거: CLOVERS와 CLASSIC 무작위대조시험

CLOVERS 시험 (2023, NEJM)

CLOVERS(Conservative vs. Liberal Fluid Management in Septic Shock)는 미국 NHLBI 산하 PETAL Network에서 시행된 다기관 RCT로, 패혈증 쇼크 환자 1,563명을 대상으로 보수적 수액군(restrictive)과 자유로운 수액군(liberal)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다(Shapiro NI et al., NEJM 2023;388:499–510). 보수적군은 혈관수축제를 우선 증량하고 수액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자유로운군은 수액을 먼저 공급하는 전략을 따랐다. 1차 결과 변수인 30일 사망률은 보수적군 14.0%, 자유로운군 14.9%로 통계적 유의차가 없었다(절대 차이 -0.9%, 95% CI -4.4 to 2.6). 즉, 두 전략 사이에 생존 이익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단순히 “차이 없음”으로 해석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보수적군이 자유로운군 대비 초기 72시간 수액 투여량이 평균 약 1.5 L 적었음에도 사망률이 동등했다는 사실은, 적극적 수액 공급이 생존을 개선한다는 전통적 가정에 근거가 없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보수적군에서 혈관수축제 용량이 더 높았고, 이 전략이 일부 환자에서 더 많은 혈역학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내포한다.

CLASSIC 시험 (2022, NEJM)

덴마크와 유럽 12개국에서 진행된 CLASSIC 시험은 패혈증 쇼크 환자 1,554명을 대상으로 보수적 수액 전략과 표준 수액 전략을 비교하였다(Meyhoff TS et al., NEJM 2022;386:2459–2470). 보수적군은 수액 반응성이 명확히 입증된 경우에만 수액을 투여하도록 프로토콜화하였고, 표준군은 기존 관행에 따랐다. 90일 사망률은 보수적군 42.3%, 표준군 42.1%로 차이 없음(상대 위험도 1.00, 95% CI 0.89–1.13)이 확인되었다. 단, 보수적군에서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비율은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고, 신대체요법 이용률도 유사하였다.

두 연구 모두 primary endpoint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보수적 전략이 적극적 수액 공급 대비 생존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수액 절약(fluid conservation)은 적어도 해롭지 않으며, 일부 이차 변수에서 유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생물학적 메커니즘: 왜 과잉 수액이 해로운가

수액 과잉 공급의 해악은 단순한 폐부종 이상의 문제다. 패혈증 상태에서는 전신 모세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며, 투여된 수액의 상당 부분이 혈관 내에 머물지 않고 간질 조직(interstitium)으로 이동한다. 이른바 제3공간(third spacing)으로의 이동이 심화되면 조직 부종이 발생하고, 이는 산소 확산 거리를 늘려 오히려 조직 산소 공급을 저하시킨다. 간 기능 저하, 복부 구획증후군(abdominal compartment syndrome), 장 점막 부종에 의한 장관 기능 부전이 연이어 발생하며, 이는 세균 전위(bacterial translocation)를 통해 패혈증 자체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또한 과잉 수액은 희석 응고장애(dilutional coagulopathy)를 유발하고, 산성 식염수(0.9% NaCl) 대량 투여 시 고염소성 대사성 산증을 초래해 신혈관 수축 및 AKI 위험을 높인다. CLASSIC과 CLOVERS에서 이차 변수 분석 결과 보수적군이 이런 합병증 지표에서 수치적으로 유리했던 것은 이 메커니즘과 일치한다.

실제 ICU 적용: 수액 반응성 평가와 보수적 전략의 통합

두 시험의 결과는 ‘무조건 수액을 줄여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핵심은 수액 반응성(fluid responsiveness)이 확인된 환자에게만 수액을 추가 투여하고, 반응성이 없는 환자에게는 혈관수축제 증량으로 대응하는 개별화된 접근이다. 2024 Surviving Sepsis Campaign(SSC) 가이드라인은 초기 30 mL/kg 소생 이후 단계에서 수액 반응성 평가를 우선할 것을 권고하며, 동적 지표(pulse pressure variation, stroke volume variation, passive leg raise test)를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Evans L et al., Crit Care Med 2021; update 2024).

실제 적용에서 중요한 단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초기 소생(1시간 이내 30 mL/kg) 완료 후, 추가 수액 투여 전 반드시 수액 반응성 동적 지표 평가
  • 반응성 없음 → 노르에피네프린 증량, 불응 시 바소프레신 추가(SSC 권고)
  • 반응성 있음 → 250 mL bolus 후 재평가(목표 지향적 방식)
  • 누적 수액량이 체중의 10%를 초과하기 전에 이뇨 전략(de-resuscitation) 전환 검토
  • 세포외 부종 지표(흉부 X선 혼탁, 복부 둘레 증가, 핍뇨 악화 없이 호전)를 지속 모니터링

한 가지 주의할 점은, CLOVERS의 보수적군에서 일부 환자가 저혈압 에피소드와 허혈 이벤트를 더 경험했다는 신호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수적 전략이 맹목적으로 적용될 경우 심박출량 감소와 장기 관류 부족을 초래할 수 있어, 혈역학적 감시(CO 측정, ScvO₂, 젖산 추적)가 병행되어야 한다.

Controversy와 한계

CLOVERS와 CLASSIC 모두 단일 종료점(사망률) 비교에서 ‘비열등’을 보였을 뿐, 어느 전략이 우월하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두 시험의 프로토콜 순응도 문제도 지적된다. CLOVERS에서 자유로운군이 실제로 매우 많은 수액을 받은 것이 아니며, 두 군 간 수액 투여량 차이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즉, 두 군의 전략 차이가 충분히 분리(separation)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두 연구 모두 패혈증 ‘초기 소생 완료 이후’ 단계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여전히 소생 초기 단계에서의 수액 용량 최적화에 대한 근거는 미흡하다. 소아 패혈증에서는 별도의 RCT(SQUEEZE 등)가 진행 중이며, 소아에게 성인 근거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기저 심부전, 만성 신질환 환자군에서의 subgroup 분석 결과도 일관되지 않아, 이 전략이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임상 현장에서의 시사점

응급실에서 패혈증 쇼크 환자를 처음 마주치는 순간부터 ICU에서의 이후 24–72시간까지, 수액은 단 하나의 처방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응급실에서 초기 소생을 완료하고 환자를 ICU로 올려보낼 때마다, 이 환자의 수액 저장고(fluid tank)가 이미 넘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를 자문하게 된다. CLOVERS와 CLASSIC이 보여준 것은 “더 줄수록 좋다”는 시대의 종말이다. 두 연구는 사망률 차이를 증명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핵심이다—공격적 수액 공급이 정당화되는 증거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가 실제로 바꾼 것은 다음과 같다. 초기 30 mL/kg 이후에는 수액을 reflexive하게 처방하지 않는다. 대신 bedside POCUS로 IVC collapsibility를 확인하고, passive leg raise로 동적 반응성을 평가한다. 젖산이 내려오지 않는다고 해서 수액을 더 주는 것이 아니라, 원인 제거와 혈관수축제 적정화가 우선임을 팀원들과 공유한다. 이것이 두 개의 대형 RCT가 중환자의학에 남긴 가장 실용적인 교훈이다.


References

  • Shapiro NI, Douglas IS, Brower RG, et al. Early Restrictive or Liberal Fluid Management for Sepsis-Induced Hypotension (CLOVERS). N Engl J Med. 2023;388(6):499–510. doi:10.1056/NEJMoa2212663
  • Meyhoff TS, Hjortrup PB, Wetterslev J, et al. Restriction of Intravenous Fluid in ICU Patients with Septic Shock (CLASSIC). N Engl J Med. 2022;386(26):2459–2470. doi:10.1056/NEJMoa2202707
  • Evans L, Rhodes A, Alhazzani W, et al. Surviving Sepsis Campaign: International Guidelines for Management of Sepsis and Septic Shock 2021 (updated 2024). Crit Care Med. 2021;49(11):e1063–e1143.
  • Malbrain MLNG, Langer T, Annane D, et al. Intravenous fluid therapy in the perioperative and critical care setting: Executive summary of the International Fluid Academy (IFA). Ann Intensive Care. 2020;1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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