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천연 스타틴 유사 성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나토(Natto)와 레드 이스트 라이스(Red Yeast Rice, 홍국)를 결합한 복합 영양 보충제가 혈중 지질 수치를 개선한다는 무작위대조시험 결과가 2026년 JACC Asia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기존 지질 저하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증~중등도 이상지질혈증 성인을 대상으로, 비타민 K2(MK-7)가 풍부한 나토 추출물과 모나콜린 K(Monacolin K)를 함유한 홍국 복합 보충제의 효과를 평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는 확인되었지만, 그것이 임상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해석은 훨씬 신중해야 한다.
연구 설계와 주요 결과
해당 연구는 Liao et al.이 수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으로, JACC Asia (2026년 3월, DOI: 10.1016/j.jacasi.2026.03.019)에 발표되었다. 총 228명의 성인(LDL-C 130~189 mg/dL, 스타틴 미복용)이 나토+홍국 복합 보충제군 또는 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되어 12주간 투여받았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LDL 콜레스테롤: 보충제군에서 위약 대비 평균 18.3 mg/dL 감소 (약 13~14% 감소, p<0.001)
- 총 콜레스테롤: 유의미한 감소 확인 (p<0.01)
- 중성지방(TG): 유의미한 감소 없음
- HDL 콜레스테롤: 유의미한 변화 없음
- 안전성: 근육 관련 이상반응(근육통, CK 상승) 발생 빈도는 위약군과 통계적으로 차이 없음
연구자들은 이 결과가 심혈관 질환의 1차 예방이 필요한 경증 이상지질혈증 성인에서 식이 보충제의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결론지었다.
생물학적 메커니즘: 왜 효과가 나타나는가
이 결과를 이해하려면 각 성분의 작용 기전을 짚어야 한다. 홍국(Red Yeast Rice)에 포함된 모나콜린 K는 구조적으로 스타틴 계열 약물인 로바스타틴(Lovastatin)과 동일한 분자다. 즉,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직접 차단하는 기전이 동일하게 작동한다. 여기에 나토 유래 비타민 K2(메나퀴논-7, MK-7)가 혈관 내 칼슘 침착을 억제하고 나토키나제가 혈전 형성에 관여하는 피브린을 분해하는 역할을 더한다는 가설이 있다.
이 메커니즘의 핵심은 결국 ‘약과 구조적으로 동일한 분자를 보충제라는 형태로 섭취한다’는 점이다. LDL이 낮아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실이 이 보충제를 단순한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상적 시사점: 효과와 위험 사이
13~14%의 LDL 감소는 임상적으로 무의미한 수치가 아니다. 메타분석에 따르면 LDL 1 mmol/L(약 38.7 mg/dL) 감소 시 주요 심혈관 사건이 약 22% 줄어든다는 근거가 있다(Baigent et al., Lancet 2010).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약 18 mg/dL 감소는 그 절반 수준이지만, 처방전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의미 있는 효과다.
그러나 편익만을 강조하는 것은 불완전한 해석이다. 다음의 제한점과 위험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모나콜린 K 함량의 비표준화: 홍국 제품마다 모나콜린 K 함량이 0~10 mg 이상으로 편차가 크다. EU는 2022년부터 홍국 제품의 모나콜린 K 일일 섭취량을 3 mg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강화했으며, FDA는 고함량 홍국 제품을 미승인 의약품으로 취급한다.
- 스타틴 유사 부작용 가능성: 구조가 동일한 이상, 근병증(Myopathy), 간 독성, 약물 상호작용(CYP3A4 억제제와 병용 시 혈중 농도 급상승) 등의 위험 역시 동일한 원리로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시험의 12주라는 기간은 희귀 이상반응을 감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 고위험군에서의 근거 부재: 이 연구는 경증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미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당뇨·만성 신질환 등 고위험군에서 보충제로 관리한다는 근거는 없으며, 이 경우 스타틴 처방이 우선이다.
Benefit / Risk 정리: 누구에게 고려할 수 있는가
검색 결과에서 확인된 연구 맥락과 현재까지의 누적 근거를 종합하면, 나토+홍국 복합 보충제는 매우 특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제한적으로 고려 가능한 선택지다.
- 고려 가능한 경우: 스타틴 처방 기준에 도달하지 않은 경증 LDL 상승자 중, 처방약 복용을 강하게 거부하며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 중인 성인
- 고려 불가한 경우: 기존 스타틴 복용자(중복 효과 + 부작용 위험 증가), 간 질환 또는 근육 질환 병력자, CYP3A4 억제제(일부 항진균제, 마크로라이드, 그레이프프루트) 복용자, 임산부·수유부
-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제품의 모나콜린 K 함량 표기 여부 및 제3자 검증 여부
실제 권장 여부: 처방전 없는 스타틴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홍국(모나콜린 K 함유)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일일 모나콜린 K 4~8 mg을 권장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준 자체가 스타틴의 저용량 처방에 준하는 수준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JACC Asia 연구는 통계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제시하며 근거 공백을 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12주의 단기 추적, 심혈관 경성 결과(MACE) 미측정, 제품별 함량 차이라는 한계는 여전히 크다. 현재로서 나토+홍국 보충제는 ‘검증된 지질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가장 약한 약리적 개입’에 가깝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는 평소 영양제로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다가 처음으로 흉통을 호소하며 실려 오는 환자들이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LDL이 160~180 mg/dL임에도 “홍국 제품을 먹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보충제의 효과가 전혀 없는 게 아니다. 문제는 스타틴이 필요한 사람이 보충제로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나콜린 K는 로바스타틴이다. 이름을 바꿔도 분자는 바뀌지 않는다. 이것이 이 보충제가 특정 집단에서 효과를 보이는 이유이자, 동시에 ‘천연이니까 안전하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다. 의약품 규제를 거치지 않은 채로 동일한 기전의 물질이 유통된다는 사실 자체가 임상가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보충제와 약의 경계는 분자 구조가 아니라 규제와 안전성 모니터링 체계에 있다. 이 보충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있다면, 스타틴을 복용 중인 환자와 동일한 주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References
- Liao Y, et al. “Natto Red Yeast Rice Supplement Regulates Lipid Profiles: A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 JACC Asia. 2026. DOI: 10.1016/j.jacasi.2026.03.019
- Baigent C, et al. “Efficacy and safety of more intensive lowering of LDL cholesterol: a meta-analysis of data from 170,000 participants in 26 randomised trials.” Lancet. 2010;376(9753):1670-1681.
-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 (EFSA). “Scientific opinion on the safety of monacolins in red yeast rice.” EFSA Journal. 2018;16(8):5368. [Updated guidance applied 2022]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현황 — 홍국 (모나콜린 K). 2023.
- Liu J, et al. “Chinese red yeast rice (Monascus purpureus) for primary hyperlipidemia: a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Chin Med. 20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