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지방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영양제 중 하나다.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기대가 수십 년간 소비를 이끌어 왔지만, 정작 임상 근거는 기대만큼 단순하지 않다. 대규모 RCT 결과가 누적될수록 ‘효과 있다’는 결론과 ‘효과 없다’는 결론이 엇갈리고 있으며, 이 간극을 이해하지 못하면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
오메가-3란 무엇인가: 성분부터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에는 크게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식물성 원료에서 얻는 ALA(알파-리놀렌산), 그리고 어유(fish oil)에서 얻는 EPA(에이코사펜타엔산)와 DHA(도코사헥사엔산)다. 시중 보충제 대부분은 EPA+DHA 혼합물이며, 일반 어유 제품은 EPA+DHA 함량이 캡슐당 300~500mg 수준인 반면, 처방용 고농도 제제(예: 아이코사펜트에틸, icosapentaenoic acid 순수 EPA)는 하루 4g에 달하는 고용량을 사용한다. 이 성분과 용량의 차이가 임상시험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핵심 열쇠다.
무엇을 연구했는가: 주요 RCT와 메타분석 근거
오메가-3의 심혈관 효과를 둘러싼 근거는 크게 세 개의 대규모 RCT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ASCEND 연구(ASCEND Study Collaborative Group, NEJM 2018)다. 당뇨병 환자 15,480명을 대상으로 하루 1g 어유 보충제(EPA+DHA 약 840mg)를 평균 7.4년간 투여한 결과, 심각한 혈관 사건(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의 발생률이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RR 0.97, 95% CI 0.87–1.08).
두 번째는 VITAL 연구(Manson JE et al., NEJM 2019)다. 일반 성인 25,871명에게 하루 1g 오메가-3를 투여했을 때 주요 심혈관 사건의 1차 종료점을 유의하게 줄이지 못했으나, 사전 설정 하위 그룹 분석에서 어류를 적게 섭취하는 군에서 심근경색 감소 신호가 있었다.
세 번째, 그리고 결과가 가장 극적으로 달랐던 연구가 REDUCE-IT(Bhatt DL et al., NEJM 2019)다. 스타틴 복용 중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 8,179명에게 순수 EPA 제제(아이코사펜트에틸) 하루 4g을 투여했을 때, 주요 심혈관 사건이 위약 대비 25% 감소했다(HR 0.75, 95% CI 0.68–0.83, p<0.001). 이 결과는 미국 FDA의 적응증 승인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서로 다른 결과가 공존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연구 결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ASCEND와 VITAL의 ‘효과 없음’ 결론과 REDUCE-IT의 ‘극적 효과’ 결론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용량, 성분 구성, 대상 환자군이 모두 다르다.
REDUCE-IT에서 사용된 아이코사펜트에틸은 EPA 순수 제제로, 일반 어유보다 4배 이상 고용량이다. 일부 연구자들은 위약으로 사용된 미네랄 오일이 LDL을 소폭 상승시켜 대조군에서 사건 발생을 인위적으로 높였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2022년 STRENGTH 연구(Nicholls SJ et al., JAMA 2020)는 고용량 EPA+DHA 혼합 제제를 사용했지만 심혈관 사건 감소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이는 EPA 단독 제제와 EPA+DHA 혼합 제제의 생물학적 효과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생물학적 메커니즘 측면에서 EPA는 세포막의 아라키돈산을 EPA로 치환하여 염증 매개 물질인 류코트리엔·트롬복산 생성을 억제하고, 혈소판 응집을 줄이며, 동맥경화 플라크를 안정화한다. DHA는 이러한 항염증 작용이 EPA보다 약하지만 세포막 유동성 개선 효과가 있다. 두 성분이 서로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혼합 제제를 단순히 ‘오메가-3’로 묶어 평가하면 효과를 과소 또는 과대 추정할 수 있다.
2021년 Cochrane 체계적 문헌고찰(Abdelhamid AS et al.)은 79개 RCT, 약 112,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EPA+DHA 보충이 심혈관 사망, 관상동맥 사건, 뇌졸중 발생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매우 미미한 수준의 감소만 보였다고 결론 내렸다(고등급 근거). 중성지방 감소 효과는 일관되게 확인됐지만(평균 약 15% 감소), 중성지방 저하가 심혈관 사건 감소로 직결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점과 위험: 무엇이 입증됐고 무엇이 과장됐나
현재까지 일관되게 입증된 이점은 다음과 같다.
- 고중성지방혈증 개선: 하루 2~4g 용량에서 중성지방 15~30% 감소 효과는 견고하다. FDA는 고용량 EPA 및 EPA+DHA 제제를 중증 고중성지방혈증(≥500 mg/dL) 치료제로 승인했다.
- 고위험군 심혈관 사건 감소(조건부): 스타틴 복용 중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고용량 순수 EPA 제제는 REDUCE-IT 근거에 따라 일부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된다.
반면 다음은 과장되거나 근거가 불충분하다.
- 일반 성인의 1차 예방 목적 복용
- 저용량(일반 어유 1g/일) 보충제의 심혈관 사건 예방
- 인지기능 개선, 우울증 치료 등 기타 적응증(연구 현재 진행 중이나 미결)
안전성 측면에서는 고용량 복용 시 출혈 경향 증가, 위장관 불편감, 어유 특유의 냄새 외에 중대한 부작용은 드물다. 다만 REDUCE-IT 연구에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위약 대비 소폭 높게 나타난 점(HR 1.31)은 주목할 만하다.
그래서 누구에게 권장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 건강한 성인이 심혈관 보호 목적으로 시중 어유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을 지지하는 강력한 근거는 없다. 현재 주요 임상 가이드라인의 권고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AHA(미국심장협회): 관상동맥질환 환자에서 오메가-3 보충을 고려할 수 있으나, 1차 예방 목적의 일반 보충제 복용은 권고하지 않는다.
- ESC(유럽심장학회): 고중성지방혈증(≥135 mg/dL)이 있는 스타틴 치료 중 고위험 심혈관 환자에서 고용량 EPA 제제(이코사펜트에틸)를 IIa 등급으로 고려한다 (2021 ESC/EAS Dyslipidaemia Guidelines).
즉, 일반 어유 보충제와 처방용 고용량 EPA 제제는 완전히 다른 약물로 취급해야 하며, 후자는 의사 처방하에 특정 환자군에 사용되는 약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심근경색 환자를 보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저 오메가-3 꾸준히 먹었는데 왜 이렇게 됐나요?”다. 그 질문이 안타까운 이유는, 일반 어유 보충제가 심혈관 사건을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수십 년 마케팅을 통해 굳어졌기 때문이다. 현실의 근거는 그 믿음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오메가-3 연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영양제’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는 이질성이다. 성분이 무엇인지(EPA 단독인지 DHA 혼합인지), 용량이 얼마인지, 환자가 어떤 기저 상태인지에 따라 효과는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같은 ‘오메가-3’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하루 1g 어유 캡슐과 처방용 고순도 EPA 4g은 임상적으로 전혀 다른 물질이다.
임상 현장에서 내가 권고하는 방식은 이렇다.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심혈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처방약으로서 적절한 제제와 용량을 논의하고, 그렇지 않다면 어유 보충제보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주 2회 이상 섭취하는 식이 접근이 더 현실적이고 근거 있는 방법이다. 약이 아닌 영양제에 심혈관 운명을 맡기지 않길 바란다.
References
- ASCEND Study Collaborative Group. Effects of n-3 Fatty Acid Supplements in Diabetes Mellitus. NEJM. 2018;379(16):1540–1550.
- Manson JE, et al. Marine n-3 Fatty Acids and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and Cancer. NEJM. 2019;380(1):23–32.
- Bhatt DL, et al. Cardiovascular Risk Reduction with Icosapentaenoic Acid for Hypertriglyceridemia (REDUCE-IT). NEJM. 2019;380(1):11–22.
- Nicholls SJ, et al. Effect of High-Dose Omega-3 Fatty Acids vs Corn Oil on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in Patients at High Cardiovascular Risk (STRENGTH). JAMA. 2020;324(22):2268–2280.
- Abdelhamid AS, et al. Omega-3 fatty acids for the primary and secondary prevention of cardiovascular disease.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0;3(3):CD003177.
- Mach F, et al. 2019 ESC/EAS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dyslipidaemias. Eur Heart J. 2020;41(1):11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