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합병증은 환자 회복을 지연시키고 의료 비용을 증가시키는 핵심 임상 문제다. 최근 수술 전후(perioperative) 영양 보충이 합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메타분석 결과가 새롭게 발표되었다. 그러나 근거의 질(certainty of evidence)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임상 적용에는 신중한 해석이 요구된다.
어떤 연구가 발표되었는가
2026년 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Frontiers in Nutrition, 2026; doi: 10.3389/fnut.2026.1744249)은 수술 전후 영양 보충이 수술 후 합병증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 분석했다. 이 연구는 기존에 산발적으로 보고되어 온 영양 중재 RCT들을 통합하여 pooled estimate를 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타분석의 핵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영양 보충군은 대조군 대비 수술 후 합병증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으며, OR 0.36(95% CI: 0.17–0.75), 이질성 지수 I² = 0.00%로 보고되었다. 이를 단순 해석하면 “합병증 위험이 약 64% 감소”라는 수치가 도출된다. 이질성이 거의 없다는 점은 포함된 연구들의 결과 방향이 일관됨을 시사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스스로 “very low certainty of evidence”라는 GRADE 평가를 명시했다. 즉, 효과 크기 자체는 인상적이지만, 그 신뢰도는 아직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64% 위험 감소, 그 이면의 생물학적 논리
수치만 놓고 보면 극적으로 느껴지지만, 이 결과가 어떤 경로로 발생하는지를 이해해야 임상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수술은 인체에 가해지는 조절된 외상(controlled trauma)이다. 절개와 조직 손상이 일어나는 순간부터 면역 세포는 활성화되고 대사 요구량이 급증한다. 이때 충분한 영양 기질이 공급되지 않으면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상처 치유에 필요한 콜라겐 합성, 단백질 대사, 항산화 방어 기전이 모두 지연된다. 특히 글루타민(glutamine), 아르기닌(arginine), 오메가-3 지방산, 아연, 비타민 C·E 등의 영양소는 면역세포 증식과 염증 조절에 직접 관여한다.
영양 보충이 이러한 기질 부족을 사전에 채워 두거나(prehabilitation), 수술 후 빠르게 회복(ERAS: 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시키는 데 기여한다는 개념은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 문제는 어떤 성분을, 언제, 얼마나 투여해야 최적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아직 부재하다는 점이다.
근거의 질이 낮은 이유 —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읽어야 한다
GRADE 체계에서 “very low certainty”는 “실제 효과가 추정치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연구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포함된 연구들의 설계, 표본 크기, 블라인딩, 결과 측정 방식의 이질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 중재의 이질성: 단일 성분 보충(예: 글루타민 단독)과 복합 면역영양제(immunonutrition, 아르기닌+오메가-3+핵산 복합제)를 동일 범주로 분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 투여 시점 및 기간의 다양성: 수술 전 5일 vs. 14일 vs. 수술 후만 투여 등 프로토콜이 연구마다 다르다.
- 수술 종류의 혼재: 소화기 수술, 심장 수술, 정형외과 수술 등 면역 반응 패턴이 근본적으로 다른 수술들이 혼재될 경우 결과 해석이 어려워진다.
- 결과 측정의 비표준화: “합병증”의 정의가 연구마다 다르며, SSI(수술 부위 감염), 폐렴, 문합 부전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이질적 데이터가 통합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지 않고 OR 0.36이라는 수치만 가져다 사용하는 것은 데이터의 오독이다.
실제 임상에서 권장할 수 있는가
현재까지 가장 강한 근거를 가진 맥락은 소화기 종양 수술(특히 상부 위장관, 대장 수술)에서의 면역영양(immunonutrition) 적용이다. 2012년 ESPEN 가이드라인, 2019년 ERAS Society 가이드라인은 고위험 수술 환자에서 아르기닌, 오메가-3, 핵산을 포함한 면역영양 보충을 조건부로 권고한 바 있다. 이후에도 관련 RCT들이 누적되면서 소화기 수술 환자에서의 감염 합병증 감소 효과는 비교적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반면, 건강한 성인이 예정 수술을 앞두고 일반적인 영양제를 선제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합병증을 줄인다는 증거는 아직 불충분하다. 영양 보충의 효과는 기저 영양 결핍 상태, 수술의 규모와 종류, 기저 질환(암, 당뇨, 고령 등)에 따라 달라진다. 즉, “수술이 있으니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는 일반적 처방은 현 근거 수준으로는 지지되지 않는다.
또한 영양 보충제가 단독으로 효과를 발휘하기보다는, ERAS 프로토콜(조기 보행, 경구 섭취 재개, 통증 조절 최적화 등)의 한 요소로 통합될 때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중요하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수술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생각보다 빠르다. 복통, 외상, 장폐색—응급 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상당수는 이미 며칠 전부터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기저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상태에서 수술대에 오르면 합병증 발생률은 선택적 수술 환자보다 현저히 높아진다.
이번 메타분석이 시사하는 것은 단순히 “영양제를 먹으면 수술 후 합병증이 준다”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메시지는 수술이라는 대사적 부담을 견뎌낼 신체 기반—즉 영양 상태와 근육량—을 평소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OR 0.36이라는 수치가 현실화되는 조건은, 기저 영양 결핍이 있는 고위험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특정 영양 성분을 구조화된 프로토콜로 투여할 때다. 영양제는 처방이지, 보험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처방은 적응증이 있다.
References
- Frontiers in Nutrition (2026). “The role of nutritional supplementation in preventing postoperative complication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 Nutr. doi: 10.3389/fnut.2026.1744249
- Weimann A, et al. (2017). “ESPEN guideline: Clinical nutrition in surgery.” Clinical Nutrition, 36(3), 623–650.
- Cerantola Y, et al. (2011). “Immunonutrition in gastrointestinal surgery.” British Journal of Surgery, 98(1), 37–48. doi: 10.1002/bjs.7273
- Gustafsson UO, et al. (2019). “Guidelines for perioperative care in elective colorectal surgery: ERAS Society recommendations.” World Journal of Surgery, 43(3), 659–695.
- Guyatt GH, et al. (2008). “GRADE: An emerging consensus on rating quality of evidence and strength of recommendations.” BMJ, 336, 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