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성인 영양 치료 전략: NEJM 2026 리뷰가 재정립한 장내 vs 비경구 영양의 선택 기준

임상 상황: 기계환기 중인 패혈증 환자, 영양을 언제 어떻게 줄 것인가

기계환기를 받는 중증 패혈증 환자가 ICU에 입실했다. 혈역학은 노르에피네프린으로 겨우 안정된 상태고, 위장관 움직임은 불분명하다. 48시간 내 장내 영양(Enteral Nutrition, EN)을 시작해야 한다는 기존 원칙을 그대로 따를 것인가, 아니면 충격적인 혈역학 앞에서 비경구 영양(Parenteral Nutrition, PN)으로 먼저 가야 할 것인가. 이 결정은 매일 ICU에서 반복되지만, 근거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2026년 7월 8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리뷰 “Nutrition Therapy in Critically Ill Adults” (NEJM 2026; DOI: 10.1056/NEJMra2506111)는 이 임상적 딜레마에 대한 최신 통합 근거를 제시한다. 단순히 ‘조기 EN이 좋다’는 교과서 명제를 넘어, 환자 상태·타이밍·용량에 따른 층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신 근거 요약: NUTRIREA-3, CALORIES, EPaNIC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

지난 10년간 중환자 영양 연구의 방향을 결정지은 주요 시험들은 공통적으로 하나의 메시지를 던졌다. ‘초기 고칼로리 공급이 반드시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EPaNIC 시험(Casaer et al., NEJM 2011)은 조기 PN이 지연 PN에 비해 감염 합병증과 ICU 재원 기간을 오히려 증가시킴을 보였고, CALORIES 시험(Harvey et al., Lancet 2014)은 초기 7일 EN 대 PN의 28일 사망률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2023년 발표된 NUTRIREA-3 시험(Reignier et al., Lancet 2023)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패혈증 쇼크 기계환기 환자 3,044명을 대상으로 초기 저칼로리(hypocaloric) EN과 표준 EN을 비교한 결과, 28일 사망률(36.1% vs 36.2%)은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EN 관련 위장관 합병증—구역, 구토, 장폐색, 장허혈—은 표준 EN군에서 유의하게 많았다(RR 1.49, 95% CI 1.19–1.88). 이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에서 위장관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의 위험을 수치로 확인한 것이다.

NEJM 2026 리뷰는 이들 증거를 통합하면서 중요한 개념 전환을 제안한다. 영양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칼로리 충족이 아니라, 각 환자의 급성기 대사 상태와 위장관 기능에 맞는 개인화된 공급 전략이라는 것이다.

핵심 결과: 시기·용량·경로별 실제 권고 정리

1. 조기 장내 영양의 적응증과 금기

혈역학이 안정된 환자—승압제 용량이 감소 추세이거나 저용량 유지 중—에서는 ICU 입실 24~48시간 내 EN 시작이 표준 접근으로 유지된다. 소화관 연동운동의 부재가 EN의 절대 금기는 아니지만, 고용량 승압제 지속, 장허혈 의심, 또는 복부 구획증후군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EN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을 리뷰는 명확히 한다.

2. 칼로리 공급량: 저칼로리 전략의 재평가

급성기(입실 후 첫 72시간) 동안 목표 칼로리의 70% 이하, 즉 저칼로리(trophic 또는 permissive underfeeding) 접근이 안전하다는 근거가 누적되고 있다. NEJM 리뷰는 급성 대사 스트레스 상태에서 자가포식(autophagy)과 내인성 당신생이 활성화되므로, 외부 칼로리를 과다 공급하면 오히려 고혈당, 간 지방증, 면역 억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단순히 ‘덜 먹이는’ 전략이 아닌, 생물학적 근거를 가진 대사 맞춤 공급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단백질 공급: 칼로리와는 별개로 고려해야 한다

리뷰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단백질이다. 칼로리와 달리, 단백질(아미노산) 공급은 급성기에도 근육 손실 방지와 면역 기능 유지를 위해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방향이 현재 권고의 핵심이다. 목표는 1.2–2.0 g/kg/day이며, 특히 CRRT를 받는 환자나 패혈증 쇼크 환자에서는 상한에 가까운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단백질과 칼로리를 동일시하여 함께 줄이는 실수는 근감소증과 이탈 지연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4. 비경구 영양의 역할: 보완재이지 대안이 아니다

7일 이상 EN으로 목표 칼로리의 60% 이하만 공급되는 경우, 또는 위장관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PN을 추가하는 보충적 PN(Supplemental PN) 전략이 합리적이다. 단, EPaNIC 데이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조기 PN 개시(48시간 이내)는 여전히 권고되지 않는다. ICU 입실 3~5일 내 PN을 시작하는 관행은 감염 합병증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근거가 일관되게 유지된다.

실제 ICU 적용: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결정 프레임

위의 근거를 임상 현장에 적용할 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접근하면 실용적이다.

  • 입실 24시간: 혈역학 안정 여부 확인 → 안정 시 저용량 EN(10–20 mL/hr) 시작, 불안정 시 보류
  • 48–72시간: EN 내성 평가(구역, 잔류량, 복부 팽만) → 내성 양호 시 목표 칼로리 60–70% 도달 시도
  • 72시간–7일: 칼로리는 조금 부족해도 단백질은 목표(≥1.2 g/kg/day) 달성에 집중
  • 7일 이후 EN 불충분: 보충적 PN 개시 고려, 고혈당 관리 동시 시행

혈당 목표는 140–180 mg/dL의 느슨한 범위를 유지하되, NICE-SUGAR 시험(NEJM 2009) 이후 강화 혈당 조절(80–110 mg/dL)은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여전히 금기다.

Controversy와 Limitation: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

NEJM 2026 리뷰가 정직하게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 첫째, 단백질 공급량에 대한 최적 용량 RCT가 부족하다. EFFORT Protein 시험(van Zanten et al., Lancet 2023)은 고단백 공급(≥2.2 g/kg/day)이 표준 단백질 공급 대비 사망률을 오히려 높일 수 있음을 제시하여, 단백질에도 ‘많을수록 좋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음을 보였다. 둘째, 간접 열량계(indirect calorimetry) 없이 환자별 실제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하는 방법이 여전히 부정확하다. 예측 공식(Harris-Benedict, Penn State 등)의 오차는 상당하며, 이는 개인화 영양 전략의 핵심 장벽이다. 셋째, 영양 치료의 최적 전략이 패혈증, 외상, ARDS, 신경계 손상 등 중증 질환 유형별로 다를 수 있다는 이질성 문제는 현재 단일 프로토콜로는 해결이 어렵다.

임상 현장에서의 시사점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ICU 초기 처치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영양 전략이 종종 ‘나중 일’로 미루어지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 그러나 ICU 입실 첫 72시간의 영양 결정은 이후 2주의 회복 궤적을 실질적으로 결정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칼로리와 단백질을 분리해서 생각하라’는 원칙이다. 혈역학 불안정 환자에게 고칼로리 공급을 보류하는 것은 합당하지만, 그것이 단백질 결핍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근육은 ICU에서 하루에 수십 그램씩 분해되고 있으며, 이 손실을 복구하는 비용은 재원 기간 연장과 발관 실패, 그리고 퇴원 후 수개월의 재활로 지불된다.

또 하나, 승압제를 쓰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EN을 전면 보류하는 관행은 재고가 필요하다. 용량이 감소 추세에 있고 위장관 허혈의 직접적 징후가 없다면, 소량의 EN을 시작하고 반응을 보는 전략이 무조건적인 보류보다 더 근거에 가깝다. 영양 치료는 기계환기나 승압제만큼이나 적극적으로 결정하고 모니터링해야 하는 ICU의 핵심 개입이다.


References

  • Heyland DK, et al. “Nutrition Therapy in Critically Ill Adults.” N Engl J Med. 2026 Jul 8. DOI: 10.1056/NEJMra2506111
  • Reignier J, et al. “Enteral versus parenteral early nutrition in ventilated adults with shock: a randomised, controlled, multicentre, open-label, parallel-group study (NUTRIREA-3).” Lancet. 2023;401(10385):1337–1349.
  • Casaer MP, et al. “Early versus late parenteral nutrition in critically ill adults.” N Engl J Med. 2011;365(6):506–517.
  • Harvey SE, et al. “Trial of the route of early nutritional support in critically ill adults.” N Engl J Med. 2014;371(18):1673–1684. (CALORIES)
  • van Zanten ARH, et al. “High-protein enteral nutrition enriched with immune-modulating nutrients vs standard high-protein enteral nutrition and nosocomial infections in the ICU: 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23;330(18):1748–1759. (EFFORT Protein)
  • NICE-SUGAR Study Investigators. “Intensive versus conventional glucose control in critically ill patients.” N Engl J Med. 2009;360(13):1283–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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