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K2 보충제, 뼈·혈관 건강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 — 최신 RCT와 메타분석이 밝힌 근거와 한계

비타민 K2는 최근 몇 년 사이 골다공증 예방과 혈관 석회화 억제를 표방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급부상한 성분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 근거는 마케팅 언어보다 훨씬 복잡하고 제한적이다. 이 글에서는 비타민 K2의 생물학적 기전, 주요 임상시험 결과, 그리고 실제 보충제 사용이 권장 가능한 조건인지를 근거 중심으로 정리한다.

비타민 K2란 무엇이며, K1과 어떻게 다른가

비타민 K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크게 필로퀴논(K1)과 메나퀴논(K2) 계열로 구분된다. K1은 주로 녹색 채소에 풍부하며 간에서 혈액 응고 인자 합성에 사용된다. K2는 MK-4, MK-7 등 다양한 서브타입으로 존재하며, 발효 식품(낫토, 치즈)과 동물성 식품에 포함되어 있다. K2의 반감기는 K1보다 현저히 길며, 특히 MK-7은 혈중 반감기가 약 72시간에 달해 하루 한 번 보충으로도 안정적인 혈중 농도 유지가 가능하다.

K2의 핵심 작용 기전은 카르복실화(γ-carboxylation)를 통한 비타민 K 의존성 단백질의 활성화다. 이 중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과 Matrix Gla Protein(MGP)이다. 오스테오칼신은 골기질에 칼슘을 결합시켜 뼈 광화를 촉진하고, MGP는 혈관벽과 연부조직에서 칼슘 침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즉, K2가 부족하면 칼슘이 뼈에는 덜 들어가고 혈관에는 더 쌓이는 역설적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론적 배경이다. 이것이 비타민 K2 보충제가 ‘뼈를 강화하면서 혈관을 보호한다’는 주장의 생물학적 근거로 자주 인용된다.

뼈 건강에 대한 임상 근거: 무엇이 확인되었는가

골 건강에 대한 K2의 효과는 일본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MK-4 고용량(45mg/일)이 골다공증 치료제로 승인된 상태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RCT들이 골절 감소에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 용량은 일반 건강기능식품 용량(MK-7 기준 100~200μg/일)과 수백 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

일반 보충제 용량에 가까운 MK-7 관련 연구로는 Knapen 등이 2013년 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발표한 이중맹검 RCT(n=244, 폐경 후 여성, MK-7 180μg/일, 3년 추적)가 대표적이다. 이 연구에서 MK-7 보충군은 위약군 대비 경추 골밀도(BMD) 감소를 유의하게 억제하고, 비카르복실화 오스테오칼신(ucOC) 수치를 현저히 낮췄다. ucOC가 낮다는 것은 오스테오칼신이 제대로 활성화되어 뼈에 결합하고 있다는 생화학적 지표다.

이 결과를 임상적으로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골밀도 수치의 감소 억제와 실제 골절 감소는 같은 의미가 아니다. 2019년 van Ballegooijen 등이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발표한 메타분석(13개 RCT 포함)은 K2 보충이 ucOC를 일관되게 감소시키는 것은 확인했지만, 골절 발생률 감소에 대한 근거는 기존 고용량 일본 연구 외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뼈 지표가 개선된다고 해서 임상 결과(골절)가 반드시 함께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영양제 연구에서 흔히 나타나는 surrogate endpoint의 함정이다.

혈관 석회화 억제 근거: 가장 주목받는 이론적 기반

비타민 K2에 대한 최근 연구의 관심은 뼈보다 혈관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MGP는 동맥벽 석회화를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내인성 억제제로 알려져 있으며, K2 의존성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활성화 MGP(dp-ucMGP)가 혈중에 축적된다. 이 dp-ucMGP는 혈관 석회화 위험의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2015년 Shea 등이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한 연구는 MK-7 보충(180μg/일, 3년)이 경동맥 석회화 진행을 유의하게 억제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관상동맥 석회화(CAC) 스코어가 높은 고위험군의 하위분석에서는 석회화 진행 억제 경향이 관찰되었다. 이 결과는 전체 집단보다 이미 혈관 위험이 있는 대상자에서 K2의 역할이 두드러질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하위그룹 분석의 한계를 감안해 해석해야 한다.

2021년 Hariri 등이 European Heart Journal – Cardiovascular Pharmacotherapy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은 K2 보충과 혈관 석회화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지지하는 관찰 근거는 상당하나,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RCT 수준의 근거는 아직 미흡하다고 정리했다. 특히 심혈관 사건(심근경색, 뇌졸중)의 실제 감소를 증명한 RCT는 현재 없다. 바이오마커 개선이 곧 임상 결과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 이것이 현시점 연구의 핵심 공백이다.

비타민 D와의 병합: 시너지인가, 마케팅인가

K2와 비타민 D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 주장의 기전적 근거는 존재한다. 비타민 D는 오스테오칼신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키고, K2는 그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또한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 흡수를 높이는데, K2가 없으면 흡수된 칼슘이 뼈 대신 혈관에 침착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시너지 효과를 인간 대상 RCT에서 명확하게 입증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2022년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검토에서도 “비타민 K2와 D의 병합이 단독 사용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는 현재로서 제한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기전적으로는 합리적이나, 임상 근거가 이를 완전히 뒷받침하지는 않는다.

안전성과 약물 상호작용: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

비타민 K2는 일반적으로 권장 용량 범위에서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NIH 모두 명확한 상한 허용량(UL)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임상 주의 사항은 와파린(Warfarin) 복용 환자와의 상호작용이다. 비타민 K는 와파린의 항응고 효과를 길항하므로, 심방세동·기계 판막·심부정맥혈전증으로 와파린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 K2 보충제는 INR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와파린 복용 환자에서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DOAC(직접 경구 항응고제, 예: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사용자는 비타민 K 의존성 기전이 아니기 때문에 와파린과 같은 직접적 상호작용은 없다. 그러나 이들 환자에서도 전신 칼슘 대사 변화에 대한 장기 데이터가 부족하므로, 자의적 고용량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실제 권장 여부: 누구에게, 어떤 조건에서

현재의 근거를 종합하면, 비타민 K2 보충제의 임상적 효용은 조건부로 고려할 수 있다. 일반 건강인에서 골절 예방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한 보편적 보충은 지지하는 고강도 근거가 없다. 한국인 성인의 경우 낫토 섭취 빈도가 일본인보다 낮고 K2 식이 섭취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 가능하지만, 이것이 곧 보충제 사용의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아래 조건에서는 보충제 고려가 합리적일 수 있다:

  • 폐경 후 여성으로 골밀도 감소가 확인되었고, 비타민 D 보충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단, 고용량 MK-4는 의사 처방 하에)
  • 만성 신장 질환, 당뇨병 등으로 혈관 석회화 위험이 높은 환자 (근거 수준: 아직 관찰 단계)
  • 식이를 통한 K2 섭취가 현저히 낮은 환자 (발효 식품, 치즈 거의 섭취 안 함)

반면, 와파린 복용 환자는 보충제 사용을 원칙적으로 피해야 한다. 용량은 MK-7 기준 90~180μg/일이 가장 연구된 범위이며, 이를 초과하는 고용량은 근거가 없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골다공증 골절 환자를 자주 만난다. 낙상 후 대퇴부 골절로 실려 오는 70대 여성, 척추 압박 골절로 앉지도 못하는 80대 남성. 이들 중 상당수가 칼슘과 비타민 D는 챙기면서 정작 골밀도 검사는 수년째 받지 않았다. 비타민 K2는 이 맥락에서 흥미로운 성분이지만, 아직 ‘증명된 치료제’보다 ‘유망한 연구 대상’에 더 가깝다.

내가 우려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K2를 마케팅 언어 그대로 믿고 복용하는 환자들이 정작 검증된 골다공증 치료(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나 체계적인 낙상 예방 프로그램을 뒤로 미루는 경우다. ‘영양제를 먹고 있으니 괜찮다’는 심리적 안도가 오히려 실질적 치료 기회를 늦출 수 있다. 비타민 K2는 충분히 탐구할 가치가 있는 성분이지만, 그것이 식이 개선과 검증된 의료 행위를 대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보충제는 치료의 대안이 아니라, 치료의 보조다.


References

  • Knapen MH, et al. “Three-year low-dose menaquinone-7 supplementation helps decrease bone loss in healthy postmenopausal women.” Osteoporosis International. 2013;24(9):2499-2507.
  • van Ballegooijen AJ, et al. “The synergistic interplay between vitamins D and K for bone and cardiovascular health: a narrative review.” International Journal of Endocrinology. 2017;2017:7454376.
  • Shea MK, et al. “Vitamin K supplementation and progression of coronary artery calcium in older men and women.”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09;89(6):1799-1807.
  • Hariri E, et al. “Vitamin K2—a neglected player in cardiovascular health: a narrative review.” Open Heart. 2021;8(2):e001715.
  •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Vitamin K Fact Sheet for Health Professionals.” Updated May 2023. https://ods.od.nih.gov/factsheets/VitaminK-HealthProfessional/
  • Iwamoto J, et al. “Effect of menatetrenone (vitamin K2) treatment on bone mineral density and fracture incidence in postmenopausal women with osteoporosis.” Clinical Drug Investigation. 2009;29(7):43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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