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U 패혈증 쇼크에서 바소프레신 병용 전략: 언제, 누구에게 추가할 것인가

임상 상황: 노르에피네프린만으로 부족할 때

패혈증 쇼크 환자가 응급실에서 ICU로 올라온다. 노르에피네프린 0.25 mcg/kg/min을 넘어서도 MAP 65 mmHg를 유지하기 어렵다. 용량을 더 올릴지, 두 번째 혈관수축제를 추가할지 — 이 선택이 환자의 예후를 가른다. 현재 가장 논쟁이 많은 지점은 바소프레신(vasopressin)을 언제, 어느 용량에서, 어떤 목적으로 추가하느냐다.

2026 Surviving Sepsis Campaign(SSC) 가이드라인은 이 질문에 이전보다 구체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 데는 여전히 판단이 필요하다. 최신 근거를 정리하고, bedside decision-making에 직접 연결되는 시사점을 도출한다.

최신 근거 요약

2026 SSC 가이드라인의 변화

SCCM과 ESICM이 공동 발행한 2026 SSC 가이드라인(Crit Care Med / Intensive Care Med, 2026)은 노르에피네프린을 1차 혈관수축제로 유지하면서, 바소프레신을 조기 병용하는 전략에 대한 근거를 보강했다. 구체적으로, 노르에피네프린 용량이 0.25 mcg/kg/min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바소프레신 추가를 고려하도록 권고 수준을 상향했다(weak recommendation, moderate quality evidence). 이는 기존 0.5 mcg/kg/min 기준에서 임계값을 낮춘 것으로, 고용량 카테콜아민 노출 시간을 줄이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두 가지 핵심 연구가 있다. 하나는 Gordon AM 등이 수행한 VANISH trial(JAMA, 2016)로, 바소프레신 조기 사용이 신대체요법(RRT) 필요율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으나 사망률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RR 0.57, 95% CI 0.30–1.07). 또 하나는 Hajjar LA 등의 VASST trial 사후 분석을 포함한 2024년 메타분석(Nagendran M et al.,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4)으로, 저용량 바소프레신 병용이 카테콜아민 용량 감소 효과는 명확하지만 28일 사망률의 유의한 개선은 여전히 일관되게 입증되지 않음을 보고했다.

ATHOS-3 trial과 앤지오텐신 II: 비교 맥락

바소프레신과의 비교 맥락에서 Khanna A et al.의 ATHOS-3 trial(NEJM, 2017)이 함께 논의된다. 앤지오텐신 II(angiotensin II)가 표준 혈관수축제에 반응하지 않는 혈관확장성 쇼크에서 MAP 목표 달성에 유의하게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주었으나(response rate 69.9% vs 23.4%), 이 약제는 국내 접근성 및 비용 문제로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 맥락에서 바소프레신은 여전히 가장 현실적인 2차 혈관수축제로 자리한다.

핵심 결과와 임상적 해석

위 근거들을 종합하면, 바소프레신 병용의 이점은 사망률 감소보다 카테콜아민 절약 효과(catecholamine-sparing effect)신장 보호 가능성에 집중된다. 이는 단순한 수치 개선이 아니라 중요한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연결된다.

고용량 노르에피네프린은 β-1 수용체를 통해 심박수와 심근 산소 소비를 증가시키고, 말초 혈관 수축에 따른 내장 혈류 감소를 초래한다. 반면 바소프레신은 V1 수용체를 통한 혈관 수축 외에도, V2 수용체를 통해 신집합관에서 수분 재흡수를 촉진하고, 수용성 패혈증 쇼크에서 상대적으로 결핍된 내인성 바소프레신 수준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즉, 노르에피네프린을 줄이고 바소프레신을 추가하는 전략은 심근과 신장을 동시에 보호하려는 시도다. 이 ‘이중 보호 논리’가 임계값을 낮춘 2026 가이드라인 변화의 생물학적 근거다.

실제로 VANISH trial에서 바소프레신군은 대조군 대비 신대체요법 사용 비율이 낮았으며(25.4% vs 35.3%), 이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 패혈증 쇼크에서 급성 신손상(AKI)은 독립적인 사망 예측인자인 만큼, RRT 회피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다.

실제 ICU 적용: 프로토콜 제안

위 근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bedside 적용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투여 시점: 노르에피네프린 ≥0.25 mcg/kg/min에서 MAP 목표 미달 시 바소프레신 0.03 U/min 고정 용량 추가를 고려한다. 용량 적정(titration)은 권고되지 않는다.
  • 목표: 바소프레신 추가 후 노르에피네프린 용량을 낮추는 것이 1차 목표다. MAP 상승이 아닌 카테콜아민 절약이 핵심 endpoint다.
  • 모니터링: 심박수 감소, 피부 허혈, 저나트륨혈증(V2 매개)에 주의한다.
  • 중단 기준: 쇼크 안정화 이후 노르에피네프린을 먼저 감량하고, 바소프레신은 마지막으로 제거하는 역방향 이탈이 일반적으로 선호된다.

이 프로토콜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환자의 심기능 상태(우심실 부전 여부), 기저 신기능, 활성화 혈전증 여부에 따라 개별 판단이 필요하다.

Controversy와 한계

바소프레신 전략의 가장 큰 한계는 사망률 감소의 일관된 입증 실패다. 여러 RCT와 메타분석을 통합해도 28일 혹은 90일 사망률에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세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첫째, 사망률은 다인자적이어서 단일 혈관수축제 선택으로 바꾸기 어렵다. 둘째, 현재까지의 trial들이 바소프레신을 추가할 최적 타이밍이나 가장 이익을 볼 하위군(AKI 고위험군, 상대적 바소프레신 결핍군)을 명확히 타겟하지 못했다. 셋째, 복합 endpoint 대신 사망률만을 primary outcome으로 설정한 trial 설계의 한계가 있다.

또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병용 여부가 바소프레신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는 사후 분석 결과(VASST trial 하위분석)는 아직 전향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스테로이드와 바소프레신의 조합 효과는 향후 연구의 핵심 과제다.

임상 현장에서의 시사점

응급실에서 ICU로 패혈증 쇼크 환자를 이송하면서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을 계속 올리는 게 맞는가, 아니면 지금 바소프레신을 추가할 시점인가?” 2026 SSC 가이드라인은 이 임계점을 0.25 mcg/kg/min으로 낮춤으로써, 카테콜아민 독성에 더 일찍 개입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이 근거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바소프레신은 사망률을 낮추는 ‘마법’이 아니라, 고용량 카테콜아민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신장을 보호할 가능성을 가진 보조 도구다. ICU 임상가에게 필요한 것은 이 약제의 생물학적 논리를 이해하고, 언제 멈출지를 아는 것이다. 패혈증 쇼크 관리에서 ‘무엇을 추가하느냐’만큼 ‘언제 뺄 것인가’의 판단이 환자 결과를 좌우한다. 이것이 지금 이 가이드라인 변화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임상적 성숙도다.


References

  • Surviving Sepsis Campaign: International Guidelines for Management of Sepsis and Septic Shock 2026. SCCM/ESICM. Crit Care Med / Intensive Care Med, 2026. https://www.sccm.org/clinical-resources/guidelines/guidelines/surviving-sepsis-campaign-international-guidelines-for-management-of-sepsis-and-septic-shock-2026
  • Gordon AM, et al. (VANISH Trial). Effect of Early Vasopressin vs Norepinephrine on Kidney Failure in Patients With Septic Shock. JAMA. 2016;316(5):509-518.
  • Nagendran M, et al. Vasopressin and its analogues for the treatment of refractory septic shock.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24.
  • Russell JA, et al. (VASST Trial). Vasopressin versus Norepinephrine Infusion in Patients with Septic Shock. NEJM. 2008;358:877-887.
  • Khanna A, et al. (ATHOS-3 Trial). Angiotensin II for the Treatment of Vasodilatory Shock. NEJM. 2017;377:41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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