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리스틴 내성의 부상: 최후 항생제 방어선이 무너지는 임상적 의미

임상 문제: 마지막 방어선이 흔들리고 있다

콜리스틴(Colistin)은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다제내성 Acinetobacter baumannii(CRAB), 다제내성 Pseudomonas aeruginosa(CRPA)에 대해 사실상 마지막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 중 하나다. 수십 년간 신독성 우려로 기피되어 왔지만, 그람음성 다제내성균(MDR-GNB) 감염이 증가하면서 임상 현장에서 사용 빈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그 결과, 이제는 콜리스틴 자체에 대한 내성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026년 Contagion Live가 보도한 최신 분석에 따르면, 주요 병원체에서의 콜리스틴 내성 상승은 단순한 역학적 수치의 변화가 아니다. 이는 현재의 항생제 파이프라인 구조 자체가 MDR 감염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다. 이 문제는 특히 ICU, 혈류감염(BSI), 원내폐렴(HAP/VAP) 영역에서 즉각적인 임상적 의미를 갖는다.

최신 근거: 콜리스틴 내성의 현황

2026년 3월 WHO는 약제내성 혈류감염 및 요로감염 유발균에 대한 신규 Target Product Profiles(TPPs)를 발표하면서, CRE·CRAB·CRPA를 최우선 위협 병원체로 재분류하고 새로운 항균제 개발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는 기존 최후선 항생제들의 효용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은 시기,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6)에 발표된 WHO Priority List of Antibiotic-Resistant Bacteria에 대한 체계적 리뷰(Doi: 10.3389/fphar.2026.1699987)는 콜리스틴 내성의 주요 기전을 정리하면서, mcr 유전자(mobile colistin resistance gene)의 플라스미드 매개 수평 전파가 특히 Klebsiella pneumoniaeE. coli에서 확산되고 있음을 보고했다. mcr-1부터 mcr-9까지 다양한 변형이 보고되었으며, 일부는 이미 CRE와 동시에 보유된 사례가 확인되어 “사실상 치료 불가능한” 균주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역학 경보를 넘어 임상적 위기를 예고한다. CRE와 mcr 유전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균주에서는 카르바페넴도, 콜리스틴도 단독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남는 선택지는 ceftazidime-avibactam, cefiderocol, aztreonam-avibactam과 같은 신규 항생제 조합이지만, 이들의 가용성과 내성 발현 속도 역시 제한적이다.

항생제 선택과 투여 기간: 콜리스틴 시대의 전략

콜리스틴 내성이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상황에서 항생제 선택은 반드시 감수성 검사 결과에 근거해야 한다. 현재 주요 가이드라인들이 제시하는 전략적 접근은 다음과 같다.

  • CRE 혈류감염: Ceftazidime-avibactam ± aztreonam (KPC 생성 균주) 또는 cefiderocol (MBL 생성 균주)이 일차 선택으로 부상. IDSA 2024 가이드라인은 콜리스틴 단독 사용을 더 이상 권장하지 않는다.
  • CRAB 감염: High-dose sulbactam 기반 요법(sulbactam-durlobactam 포함)이 대안으로 권고되며, 콜리스틴+카르바페넴 조합의 임상적 우위는 여전히 논란 중이다.
  • CRPA 감염: Ceftolozane-tazobactam 또는 imipenem-cilastatin-relebactam이 MIC 기반 선택의 중심이다.

치료 기간에 관해서는, 혈류감염의 경우 균혈증 소실 확인 후 최소 14일을 권고하나, 내성균 감염에서는 임상 반응과 감염 원인 제거(source control) 여부에 따라 개별화가 필요하다. 무분별한 장기 투여는 추가 내성 선택압을 가중시키므로, de-escalation 기회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실제 적용 시 주의점

콜리스틴 내성균 감염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실천적 원칙은 진단의 정밀화다. mcr 유전자 검출을 위한 분자진단(PCR, WGS)은 아직 모든 기관에서 일상화되어 있지 않으며, 표준 디스크확산법은 mcr 매개 내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 브로스 미크로딜루션(BMD)이 콜리스틴 MIC 측정의 표준법이지만, 기관 내 검사 역량의 편차가 크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ISCCM(Indian Society of Critical Care Medicine)이 2026년 Criticare 컨퍼런스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항생제 스튜어드십 프로그램(ASP)의 강화 없이는 콜리스틴을 포함한 최후선 항생제의 수명을 연장할 수 없다. 콜리스틴을 “사용하기 어려우니 남겨두는” 방식이 아니라, ASP 체계 안에서 언제 사용하고 언제 전환할지를 구조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원내 감염 관리, 접촉주의, 환경 소독을 통한 mcr 보유 균주의 수평 전파 차단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해결 과제: 콜리스틴 이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콜리스틴 내성 문제에서 가장 불편한 진실은, 대안 항생제 파이프라인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Cefiderocol, aztreonam-avibactam, sulbactam-durlobactam은 유망한 선택지이지만, 이미 일부 내성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 접근성도 제한적이다.

WHO의 2026년 TPP 발표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약물 개발 우선순위를 제시했지만, 신약이 임상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달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편, 파지 치료(phage therapy), 항체 기반 요법, microbiome 기반 접근 등의 비항생제 전략이 연구 단계에 있으나, 현재 일상 임상에 적용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mcr 유전자의 역학적 분포, 지역별 내성률 편차, 적정 조합 요법의 구성 등 여러 질문이 아직 답을 기다리고 있다. 콜리스틴 내성이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 항생제 감수성 데이터(antibiogram)를 기반으로 한 경험적 치료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패혈증 쇼크 환자를 마주할 때, 혈액 배양 결과가 나오기까지 48~72시간 동안 경험적 항생제를 결정해야 한다. 그 선택이 콜리스틴이어야 하는 상황이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이미 내성의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증거다.

콜리스틴 내성의 부상은 단순히 감염내과의 문제가 아니다. 응급실에서, ICU에서, 수술장에서 매일 항생제를 처방하는 모든 임상의의 문제다. 경험적 광범위 항생제를 유지하는 것이 습관이 된 임상 문화, 배양 결과가 나와도 de-escalation을 미루는 관행, ASP 없이 운영되는 병원 구조—이 모든 것이 콜리스틴 내성을 가속시키는 연료다.

치료 가능한 감염이 치료 불가능해지는 시대는 이미 일부 환자에게는 현실이다. 지금 항생제를 처방하는 방식이 다음 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ferences

  •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releases new target product profiles for urgently needed antibiotics.” WHO News, March 11, 2026. https://www.who.int/news/item/11-03-2026-who-releases-new-target-product-profiles-for-urgently-needed-antibiotics
  • Naghavi M, et al. “The WHO Priority List of Antibiotic-Resistant Bacteria: Mechanisms, Therapeutic Limitations, and Clinical Burden.”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6;17:1699987. doi:10.3389/fphar.2026.1699987
  • Tamma PD, et al. “IDSA Guidance on the Treatment of Antimicrobial Resistant Gram-Negative Infections.”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2024. https://www.idsociety.org/practice-guideline/amr-guidance/
  • Contagion Live. “Rising Colistin Resistance in Key Pathogens Signals Antimicrobial Treatment Concerns.” 2026. https://www.contagionlive.com/view/rising-colistin-resistance-in-key-pathogens-signals-antimicrobial-treatment-concerns
  • ISCCM Criticare 2026. “ISCCM urges stronger ICU infection control and antimicrobial stewardship.” The Hindu, 2026. https://www.thehindu.com/news/cities/chennai/isccm-urges-stronger-icu-infection-control-and-antimicrobial-stewardship-at-criticare-2026/article70684088.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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