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 4만 건 시대: 2026년 임상 치료 전략 총정리

임상 문제: 국내 CRE 감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다

2026년 기준, 국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ales, CRE) 감염 신고 건수가 4만 5,000건을 돌파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이 수치는 전년 대비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단순한 병원 내 관리 문제를 넘어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 전반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CRE는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한 장내세균 집단으로,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대장균(Escherichia coli), 장내막대균(Enterobacter spp.)이 주요 병원체다. 내성 기전은 KPC(Klebsiella pneumoniae carbapenemase), NDM(New Delhi metallo-β-lactamase), OXA-48 등 카바페네마제 생성이 대표적이며, 이 중 KPC와 NDM이 국내 분리주에서 가장 빈번하게 검출된다. 내성 기전이 다르면 치료 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에, 감염 확인 시 카바페네마제 유형 확인은 치료 결정의 출발점이다.

이 문제가 특히 응급실 임상 현장과 직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CRE 감염 환자는 상당수가 패혈증 또는 패혈증 쇼크 상태로 내원하는데, 적절한 항생제 선택이 지연될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상승한다. 이미 알려진 대로, CRE 균혈증의 30일 사망률은 30~50%에 달하며, 초기 부적절한 항생제 투여는 이 수치를 더욱 악화시킨다.

최신 권고: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6과 IDSA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방향

2026년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리뷰(“Treatment of multidrug-resistant Gram-negative infections”, PIIS1473-3099(26)00113-1)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 감염 치료의 현주소를 포괄적으로 정리하며, CRE를 포함한 MDR 병원체에 대한 항생제 선택과 조합 전략을 체계적으로 기술했다. 이 문헌은 기존 carbapenem-sparing 전략을 뛰어넘어 새로운 β-lactam/β-lactamase inhibitor 복합체의 역할을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

핵심은 내성 기전에 따른 표적 치료(targeted therapy)다. KPC 생성 CRE에는 ceftazidime-avibactam(CAZ-AVI)이 1차 선택제로 자리를 굳혔다. Avibactam은 KPC와 OXA-48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만 MBL(metallo-β-lactamase)에는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 약점이다. 따라서 NDM 또는 VIM 생성 CRE가 확인되거나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 ceftazidime-avibactam 단독 투여는 치료 실패로 직결된다. 이 상황에서는 aztreonam-avibactam(ATM-AVI) 또는 cefiderocol이 대안으로 고려된다.

Cefiderocol은 시데로포어-카테콜레이트 구조를 통해 세균의 철분 수송 경로를 이용해 세포 내로 능동 유입되는 독특한 기전을 가진다. 이 ‘트로이 목마’ 방식은 기존 외막 포린 채널 소실에 의한 내성 기전을 일부 우회할 수 있어, 고도 내성 균주에 대한 마지막 선택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CREDIBLE-CR 연구에서 cefiderocol이 대조군 대비 사망률에서 통계적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는 사실은 임상 적용 시 신중함을 요구한다.

IDSA의 AMR 가이드라인(2023년 개정, 이후 2025년 업데이트) 역시 CRE 치료에서 carbapenem 병용 전략(dual carbapenem)을 일반적으로 권고하지 않으며, 기전 확인 후 표적 치료를 우선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항생제 선택과 투여 기간 핵심 정리

CRE 감염 치료에서 항생제 선택은 감염 부위와 카바페네마제 유형, 그리고 MIC(최소억제농도)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아래는 현재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핵심 정리다.

  • KPC 생성 CRE: Ceftazidime-avibactam (CAZ-AVI) 1차 선택. 균혈증 또는 중증 감염 시 meropenem 병용을 고려하나 이익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음.
  • NDM/VIM 생성 CRE (MBL 생성): Aztreonam-avibactam (ATM-AVI) 또는 cefiderocol. ATM-AVI는 국내 허가 현황 확인 필요.
  • OXA-48 생성 CRE: CAZ-AVI 또는 imipenem-cilastatin-relebactam(IMI-REL). Relebactam은 OXA-48에 대한 억제 효과가 CAZ-AVI 대비 다소 제한적임.
  • 감수성이 유지된 경우: Ertapenem 또는 다른 carbapenem이 여전히 선택 가능하나, MIC ≤0.5 μg/mL 확인 권장.

투여 기간에 대한 근거는 여전히 제한적이나, 현행 권고는 감염 부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균혈증 없는 단순 요로감염은 7~14일, 균혈증 동반 시 최소 14일(감염원 제거 확인 후 단축 가능), 폐렴·복강 내 감염은 7~14일이 일반적이다. 최근 항생제 스튜어드십 트렌드는 임상적 호전과 생체지표(CRP, PCT) 정상화를 확인하며 14일 이상 연장을 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적용 시 주의점

CRE 치료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류는 카바페네마제 유형을 확인하지 않고 CAZ-AVI를 경험적으로 투여하는 것이다. NDM 생성 균주에 CAZ-AVI를 단독 투여하면 임상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인도, 남아시아, 중동 방문력이 있는 환자에서는 NDM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PCR 기반 신속 카바페네마제 탐지 검사의 활용이 치료 결정을 앞당길 수 있다.

다음으로 주의할 점은 CAZ-AVI 내성의 출현이다. CAZ-AVI 치료 중 KPC 변이(예: KPC-3 D179Y)에 의한 avibactam 내성 획득이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 치료 시 MIC 추적 관찰이 권장된다. 치료 실패 징후가 나타날 경우 cefiderocol으로 전환 또는 감염내과·임상약학 협진이 필수다.

또한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 CAZ-AVI 및 cefiderocol 용량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CAZ-AVI는 신기능에 따라 용량 감량이 필요하며, 특히 신대체요법 중인 ICU 환자에서 약동학적 최적화(PK/PD targeting)가 치료 성패를 가른다. 연속신대체요법(CRRT) 적용 시 CAZ-AVI 제거율이 증가하므로 표준 용량 적용이 오히려 과소 투여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원 제거(source control) 역시 항생제 단독 치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명시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복강 내 농양, 감염된 카테터, 요로 폐색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항생제만으로 CRE 감염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 Unresolved Issues

CRE 치료 영역에는 여전히 근거가 불충분한 부분이 존재한다. 가장 큰 공백은 병용 요법(combination therapy)의 이익이다. CAZ-AVI에 meropenem, aztreonam, fosfomycin을 병용하는 전략이 in vitro 시너지를 보이지만, 이를 생존율 개선으로 연결한 RCT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MERINO 같은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이 CRE 맥락에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둘째, ATM-AVI는 국내 허가 및 접근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NDM 생성 CRE에 대한 현재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치료 옵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임상에서의 실제 활용은 제한적이다. 허가·보험 정책과 임상 현실 간 격차를 좁히는 것이 단기 과제다.

셋째, 비균혈증 CRE 감염에서의 항생제 투여 기간 단축에 대한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스튜어드십 측면에서 단기 요법을 지향하면서도 치료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준점이 명확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

임상 현장에서의 시사점

응급실에서 중증 감염 환자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CRE 가능성은 항상 감별 목록에 올라가야 한다. 이전 입원력, 요양병원 거주력, 최근 3개월 내 항생제 사용력, 해외 특히 아시아·중동 방문력 — 이 네 가지가 모두 CRE 위험 인자다. 문제는 이를 확인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CRE 고위험 환자에서 경험적 치료를 결정할 때, 최소한 카바페네마제 검출 검사를 동시에 의뢰하고 치료 방향을 선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CAZ-AVI를 무조건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전의 내성이 가능한지를 먼저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국내 CRE 신고 건수가 4만 건을 넘어섰다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응급실 현장에서 이미 체감하고 있는 항생제 치료 실패의 빈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신호다. 내성 기전을 모르면 아무리 비싼 항생제를 써도 치료는 실패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CRE 치료 알고리즘을 다시 한번 점검해둘 필요가 있다.


References

  • Bassetti M, et al. “Treatment of multidrug-resistant Gram-negative infections.”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6. PIIS1473-3099(26)00113-1.
  • Tamma PD, et al. “IDSA Guidance on the Treatment of Antimicrobial-Resistant Gram-Negative Infections.”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2023 (updated 2025). ciad428.
  • Bassetti M, et al. “CREDIBLE-CR trial: Cefiderocol vs best available therapy for carbapenem-resistant Gram-negative infections.” Lancet Infectious Diseases. 2021;21(3):391-403.
  • 질병관리청. “2026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 현황.” 2026년 4월.
  • Rodríguez-Baño J, et al. “Treatment of infections caused by extended-spectrum-beta-lactamase-, AmpC-, and carbapenemase-producing Enterobacteriaceae.” Clinical Microbiology Reviews. 2018;31(2):e00079-17.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