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건강보험 수가 개편 2026년 7월 시행: 임상 현장이 알아야 할 핵심 변화

정책 변화 요약

2026년 7월 1일부터 도수치료 건강보험 수가 개편이 공식 시행되었다. 이번 개편은 그동안 건강보험 비급여 영역에서 불투명하게 운영되어 온 도수치료의 급여 기준을 구체화하고, 적정 수가를 재설정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핵심은 단순 비급여 항목으로 방치되어 있던 도수치료를 급여·비급여의 이분법적 구조에서 벗어나 관리 가능한 틀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다. 이로써 환자 의료비 부담 완화와 남용 방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되었다.

정책 배경: 왜 지금 도수치료인가

도수치료는 국내 비급여 항목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분야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과 결합된 도수치료 청구 건수는 2018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치료의 적응증, 치료 횟수, 비용 책정이 의료기관마다 제각각이었다는 점이다. 동일한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환자라도 병원에 따라 1회당 5만 원에서 15만 원까지 비용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과잉 진료와 실손보험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배경은 2026년 6월 확정된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과 맥을 같이한다. 정부는 CT·MRI 등 영상 검사 수가를 합리화하여 마련한 재원 약 2조 6천억 원을 필수의료·지역의료에 재투자하는 한편, 비급여 항목 관리 강화를 통해 전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도수치료 수가 개편은 이 같은 비급여 관리 강화 기조의 첫 구체적 실행 사례로 볼 수 있다.

국제 근거: 도수치료의 임상 효과와 한계

정책의 근거로서, 도수치료의 임상 효과에 대한 최신 문헌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Coulter et al. (2018, Spine)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척추 도수치료(spinal manipulation therapy)는 급성 및 만성 요통 환자에서 단기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으나, 그 효과 크기는 중등도(moderate) 수준이었으며 장기 예후 개선의 근거는 제한적이었다. 또한 2021년 Cochrane Review(Rubinstein et al.)는 만성 요통에서 척추 도수치료가 다른 권고 치료법과 비교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도수치료가 완전히 무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적응증과 치료 기간을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는 임상적 시사점을 준다. 달리 말해, 보험 급여 기준을 설정하지 않으면 임상적 이득이 거의 없는 환자에게도 반복 치료가 남발될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의료현장 영향: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번 수가 개편이 임상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1. 적응증 및 치료 횟수 기준 명확화

개편안은 도수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적응증을 구체적으로 제한하고, 급여 인정 횟수에 상한을 두었다. 예컨대 근골격계 급성 손상 또는 만성 요통 중 영상 검사상 구조적 이상이 확인된 경우 등으로 적용 범위가 한정된다. 이는 단순 피로 또는 예방적 목적의 도수치료가 건강보험 급여에서 배제됨을 의미한다. 임상의 입장에서는 급여 청구를 위한 의무 기록 강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단기적으로 행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2. 환자 의료비 부담 구조 변화

기존에 100% 비급여로 청구되던 도수치료 비용이 급여 적응증 내에서는 법정 본인부담(30~50%)으로 전환된다. 이는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에게 실질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그러나 급여 기준을 벗어난 치료는 여전히 전액 비급여로 청구되며, 실손보험과의 연계 구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과잉 진료 유인이 잔존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3. 의료기관별 수익 구조 재편

도수치료 비급여 매출에 크게 의존해 온 일부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의원들은 수익 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하다. 급여 단가가 기존 비급여 청구 단가보다 낮게 책정될 경우, 급여 적응증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의 수입은 단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일선 의원의 경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급여 외 서비스를 유지하려는 유인이 발생해 ‘혼합 진료’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향후 전망

도수치료 수가 개편은 단발성 정책이 아니라 비급여 전반의 관리화라는 중장기 흐름의 시작점이다. 정부는 2026년 확정된 건강보험 수가 개편 주기 2년 단축 방침에 따라, 도수치료 급여 기준의 적정성을 2년 이내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임상 데이터 축적과 함께 기준이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기적으로는 도수치료 수가 개편을 통해 수집된 청구 데이터가 실손보험 표준화 작업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금융당국은 비급여 항목의 실손보험 보장 범위를 건강보험 급여 기준과 연동시키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경우 도수치료의 비급여 청구 자체가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근골격계 보존 치료 영역에서 물리치료, 운동 치료, 통증 중재 시술 등과의 수가 비교 우위가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요통을 주호소로 내원하는 환자는 적지 않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수십 회의 도수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결국 응급실 문을 두드리는 경우다. 임상 근거가 보여주듯, 도수치료는 제한적인 적응증에서 단기 효과를 가질 뿐이다. 수십 회 반복되는 도수치료가 실손보험과 결합되어 사실상 무제한으로 제공되어 온 구조는, 환자에게는 근본 치료를 늦추고 의료 자원은 낭비하는 이중의 손해를 안겨왔다.

이번 개편의 진짜 가치는 급여 전환 그 자체보다, 적응증과 횟수 제한이라는 ‘임상적 합리화’를 공식 제도 안에 기록했다는 데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급여 기준 판정의 모호성과 행정 부담이 당분간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2년 이내 재검토 일정이 명시된 만큼, 첫 2년간 축적되는 청구 데이터와 환자 결과 데이터가 향후 정책의 질을 결정할 것이다. 현장 의료진이 정확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이 정책이 실질적 의미를 갖도록 만드는 가장 직접적인 기여다.


References

  • Rubinstein SM, de Zoete A, van Middelkoop M, et al. Benefits and harms of spinal manipulative therapy for the treatment of chronic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BMJ. 2019;364:l689.
  • Coulter ID, Crawford C, Hurwitz EL, et al. Manipulation and mobilization for treating chronic low back pai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pine J. 2018;18(5):866-879.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비급여 진료비 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 2024.
  • 보건복지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 (건정심 의결). 2026년 6월.
  • 보건복지부. 도수치료 건강보험 수가 개편 시행 안내. 2026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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