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문제: 진균 감염, 이제는 내성이 문제다
항생제 내성(AMR)에 대한 논의가 세균 중심으로 집중되는 동안, 진균 감염의 항진균제 내성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임상 현실은 다르다. Candida auris, 아졸 내성 Aspergillus fumigatus, 다제내성 Candida tropicalis는 이미 전 세계 ICU와 면역저하 환자 병동을 위협하는 실질적 병원체가 되었다. 2026년 현재, 항진균제 내성은 단순한 미래의 위협이 아니라 오늘의 임상 문제다.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기고문(“Closing the gap on antifungal resistance,” Nature Medicine, 2026)은 WHO가 2026년에 발표하는 ‘항균제 내성 글로벌 행동계획(Global Action Plan on Antimicrobial Resistance)’ 개정안에 항진균제 내성이 명시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자들은 기존 GAP이 세균 내성에 집중된 나머지 진균 감염의 이환율·사망률 기여분을 체계적으로 과소평가해왔다고 지적한다. 이 논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학술적 제언이 아니라, 전 세계 항진균제 사용·감시·신약 개발 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정책 문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최신 권고 및 연구 결과: 무엇이 내성을 만들고 있는가
아졸 내성 A. fumigatus의 유행은 두 가지 경로로 설명된다. 첫째는 임상적 경로로, 장기 항진균제 치료를 받는 면역저하 환자에서 약제 압력(drug pressure)에 의해 내성이 선택된다. 둘째는 환경적 경로로, 농업용 아졸계 살균제가 토양 내 A. fumigatus에 내성 유전자(CYP51A 변이)를 축적시키고, 이 내성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침투한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임상 분리주의 10~30%가 아졸 내성을 보이며, 이는 치료 옵션을 에키노칸딘 병합이나 isavuconazole 단독으로 제한시킨다.
Candida auris는 더욱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진균은 플루코나졸에 거의 보편적으로 내성이며, 에키노칸딘·폴리엔 내성도 증가하고 있다. WHO는 2022년 발표한 첫 번째 항진균제 내성 우선순위 병원체 목록에서 C. auris를 ‘중요(critical)’ 등급으로 분류했으며, 2026 GAP 개정 논의에서는 이에 대한 감시·신속진단 체계 구축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된 2026년 리뷰(Tanveer et al., “The WHO priority list of antibiotic-resistant bacteria,” Front. Pharmacol., 2026)는 기존 세균 내성 우선순위 목록의 구조적 한계를 짚으며, 진균을 포함한 광의의 AMR 감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 흐름이 갖는 임상적 시사점은 분명하다. 진균 감염의 내성 기전은 세균과는 달리 수평 유전자 전달보다 자체 돌연변이와 환경-임상 연계 경로에 의존한다. 즉, 병원 내 관리만으로는 내성 확산을 차단할 수 없으며, One Health 관점에서 농업·환경 감시까지 포함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진균제 선택과 치료 기간: 핵심 원칙
내성 상황에서의 항진균제 선택은 기존 경험적 처방의 틀을 상당 부분 수정해야 한다. 현재 IDSA 2016 칸디다혈증 가이드라인(Pappas et al., Clin Infect Dis, 2016) 및 ESCMID 2012/업데이트 권고안을 기반으로 하되, 내성 역학 변화를 반영한 수정 접근이 필요하다.
Candida auris 감염이 의심될 때는 에키노칸딘(미카펀진, 카스포펀진, 아니둘라펀진)을 1차 선택으로 유지하되, 반드시 감수성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플루코나졸 사용은 보류해야 한다. 치료 기간은 균혈증 해소 후 최소 14일을 표준으로 하지만, 심내막염·안내염·골수염 등 심부 감염이 동반될 경우 6주 이상의 연장 치료가 필요하다.
아졸 내성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의 경우, 초치료로 voriconazole을 사용하는 기존 전략은 내성 분리주 비율이 높은 지역(특히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일부)에서는 재고될 필요가 있다. ESCMID/ECMM/ERS 공동 가이드라인(Ullmann et al., Clin Microbiol Infect, 2018 및 후속 업데이트)은 CYP51A 검사를 통한 내성 확인 후 isavuconazole 또는 에키노칸딘 병합을 권고하고 있다. 치료 기간은 최소 6~12주이며, 면역 회복 상태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 C. auris 균혈증: 에키노칸딘 단독, 최소 14일 (심부 감염 시 연장)
- 아졸 내성 침습성 아스페르길루스증: CYP51A 검사 후 isavuconazole 또는 에키노칸딘 병합, 6~12주
- 다제내성 C. tropicalis: 에키노칸딘 우선, 플루코나졸·보리코나졸 감수성 확인 후 de-escalation 고려
- 일반 칸디다혈증: 기관별 내성 역학 반영하여 경험적 항진균제 선택 재정비 필요
실제 적용 시 주의점
항진균제 내성 감염 관리에서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진단 지연이다. C. auris는 일반 VITEK-2 시스템으로 C. haemulonii 또는 Saccharomyces cerevisiae로 오동정될 수 있어, 의심 환자에서 MALDI-TOF 또는 분자 진단법을 병행하는 것이 표준 절차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진단이 늦어질수록 격리 실패와 원내 전파가 동반되므로, 의심 단계에서부터 접촉 주의(contact precaution)를 선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또한 항진균제 스튜어드십(Antifungal Stewardship Program, AFSP)은 세균 대상 ASP와 별도로 운영되어야 하는 독립적 프로그램이다. SAGE Journals에 게재된 2026년 ASP 총설(“Antimicrobial Stewardship, 2026,” Public Health Rep., 2026)은 ASP가 단순 항생제 사용량 감소를 넘어 내성균 발생을 억제하고 이상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재확인하면서, AFSP의 독립적 운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병원에서 AFSP는 ASP에 통합되거나 아예 운영되지 않는 실정이다.
약물 독성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아졸계 약물은 CYP 효소 매개 약물 상호작용이 광범위하고, 암포테리신 B는 신독성과 주입 관련 반응이 명확한 단점이다. ICU 환자처럼 다약제를 복용하는 고위험군에서 항진균제 처방 시에는 반드시 약물 상호작용 검토와 신기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Unresolved Issues)
항진균제 내성 영역에는 여전히 답이 없는 질문들이 남아 있다. 첫째, C. auris에 대한 최적 치료 기간과 de-escalation 기준이 RCT 수준의 근거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 현재 권고는 대부분 후향적 코호트 데이터와 전문가 합의에 기반한다.
둘째, 아졸 내성 A. fumigatus의 환경-임상 전파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농업용 살균제 사용 규제와 의료 대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는 국제적 정책 공백으로 남아 있다. WHO GAP 2026 개정에서 이 의제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될지가 향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셋째, 신규 항진균제 파이프라인은 세균 대상 항생제보다 훨씬 빈약하다. Ibrexafungerp, olorofim, fosmanogepix 등이 임상 개발 중이지만, 상업적 유인 부족으로 인해 개발 속도가 더디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 10개국 중 항생제 신약 도입 건수가 두 번째로 적다는 점(경향신문, 2026년 4월)을 고려하면, 항진균제 신약 접근성은 더욱 제한적일 수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한 마디
응급실에서 진균 감염은 대부분 ‘나중에 생각할 문제’로 취급된다. 세균성 패혈증 처치, 항생제 투여, 혈압 유지에 집중하다 보면 진균은 배양 결과가 나온 뒤에야 논의된다. 그러나 면역저하 환자, 장기 입원 환자, 중심정맥관 유치 환자에서 항진균제 내성균에 의한 칸디다혈증이 발생하면, 적절한 항진균제가 48시간 이내에 투여되지 않을 때의 사망률 증가는 세균성 패혈증과 다를 바 없다.
나는 임상에서 ‘항생제는 생각하되 항진균제는 잊는’ 사각지대를 자주 목격한다. 진균 감염의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서 세균 배양이 음성이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진균 감염에 대한 경험적 치료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 2026 WHO GAP 개정이 항진균제 내성에 대한 전 세계적 감시와 신약 개발 유인을 어떻게 재설계하느냐는, 결국 응급실과 ICU에서 내가 환자에게 줄 수 있는 치료 옵션의 폭을 결정하는 문제다. 이 논의는 정책 입안자만의 것이 아니다.
References
- Hoenigl M, et al. “Closing the gap on antifungal resistance.” Nature Medicine. 2026. https://doi.org/10.1038/s41591-026-04334-5
- Tanveer S, et al. “The WHO priority list of antibiotic-resistant bacteria: beyond mechanistic insights.”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6. https://doi.org/10.3389/fphar.2026.1699987
- Pappas PG, et al.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the Management of Candidiasis: 2016 Update by the Infectious Diseases Society of America.” Clin Infect Dis. 2016;62(4):e1-e50.
- Ullmann AJ, et al. “ESCMID/ECMM/ERS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spergillus Diseases.” Clin Microbiol Infect. 2018;24 Suppl 1:e1-e38.
- WHO. “Fungal priority pathogens list to guide research, development and public health action.”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2.
- “Antimicrobial Stewardship, 2026.” Public Health Reports. SAGE Journals. 2026. https://doi.org/10.1177/10783458261441459